크게 상상하기
UKF(United Korean Founders)라는 비영리 단체에서 주최한 KOOM 페스티벌에 다녀왔다. 유튜브 채널 EO에서 소개해 알게 되었는데, 미국 시장을 목표로 하는 한국 창업가를 위한 토크 세션, 네트워킹이 주를 이루는 듯했다. 창업엔 뜻이 없다. 하면 잘할 거라던데 그런 사람이 한둘인가. 그중 마음 동하고 지속되는 사람이 할 일이겠지. 난 아니다. 배달의 민족을 만든 김봉진 님, 네이버 웹툰 대표 김준구 님 등 연사 라인업이 이상할 만큼 화려하고, 몇 번 얼굴 본 적 있는 네이버 직원도 대담자로 참석하길래 호기심이 생겨 신청했다. 분야 상관없이 없던 걸 만들어 낸 사람들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오길 잘했다. 머릿속일지 마음속일지 어딘가 찌릿했다. 또 너무 작게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유튜브 구독자가 100명이 되면 파티를 하겠다는 사람이고 뉴스레터 구독자가 40명이 넘자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이다. 좋게 말하면 소박하고 비판적으로 보면 스케일이 작다. 나만 좋으면 아무래도 상관없는데 욕심은 또 있어서 더 많은 사람과 닿고 싶어 한다. 자신이 만든 걸 사람들에게 닿게 하는 것까지가 만든이의 책임이라고 어디서 들었다. 동의한다. 그러려면 내가 더 크게 상상해야 한다.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들겠다거나 백억 부자가 되겠다는 건 아니다. 하고 싶어지면 그것도 시도해 보겠지만 어쨌든 내 포부는 그쪽은 아니다. 난 세계 곳곳의 사람과 닿고 싶다. 찍으러, 보여주러, 만나러 세계를 누비고 싶다. 그러려면 더 크게 꿈꿔야 한다.
<돈의 속성>이라는 책으로 한국에서 유명한 듯한 김승호 회장이 말했다. “당신의 꿈의 크기가 당신의 크기다. 당신의 상상이 현실을 만든다. 아무도 줄이거나 늘릴 수 없다. 너에게 달렸다. 생각이 기회를 만든다.” 자기계발서에서 봤으면 ‘할 수 있는 좋은 말’ 정도로 넘겼을 텐데, 동네의 작은 도시락 가게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여정을 들은 직후라 일종의 계시 같았달까. 참고로 나는 귀가 얇다.
여러 각도의 인풋이 계속되니 정신이 혼미해진다. 오히려 길을 잃는 것 같기도 하다. 서두르지 말자. 걷다 보면 결국 하나의 방향이 될 것이다. 오늘 할 수 있는 걸 하나 하기로 한다. 뉴욕에서 찍은 영상을 편집해야겠다. 궁금해하실까 봐 유튜브 채널 링크를 남긴다. 100명까지 6명 남았다.